4년쯤 전, 마음에 콕 박힌 책을 고르라고 하면 <와일드 로봇> 이었다.
간결한 문장, 군더더기 없는 표현.
그러면서도 깊이 있는 내용, 전해지는 따뜻한 마음.
굳이 글로 한 글자 한 글자 드러내놓고 쓰지 않아도 은연중에 알게되는 작가의 의도.
마음에 쏙 든 책이라 아들에게도 추천하고, 지인들에게도 종종 이야기하곤 했던 책이다.
그러고나서 2편인 와일드 로봇의 탈출을 읽었다.
영화도 그렇고 책도 그렇군. 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내용이었다.
1편이 더 재미있었다.
2편이 나쁘진 않았지만 1편만큼의 감동은 아니었다.
한 달쯤 전, 와일드 로봇 3편이 나왔다는 소식에 책을 읽기도 전부터 마음이 설레었다.
게다가 10월 즈음엔 영화로도 개봉한다고 하니, 그 전에 3편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드디어 3편이 나에게 왔다.
제목은 <와일드 로봇의 보호>
3편이 나오다니.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그런데 책장을 십여장 넘기고 나서 내가 아들에게 한 말.
"같은 작가가 쓴 책 맞아?"
아들도 내 의견에 동의했다.
1,2편에 반해 3편의 재미는 훨씬 덜하다는 것이다.
작가의 이름을 다시 봤다.
피터 브라운
맞는데...
그래서 십여장을 더 읽었다.
하지만 느낌이 좋지 않다.
너무 직설적이다.
문맥이 매끄럽지 않다.
의도적으로 무언가를 가르쳐주려고 한다.
"여러분, 우리의 로봇은..." 이라는 표현이 너무 자주 나온다.
번역이 이상한가?
3편의 번역을 누가했는지 찾아봤다.
<이정희> 님이다.
그 동안 번역한 책이 어떤 책인지 봤더니, 주로 과학, 정보 관련 책이다.
1,2편을 번역한 분은 <엄혜숙> 님이다.
이 분은 동화책을 쓰시고, 어린이 책이나 소설책을 번역한 분이다.
책을 끝까지 다 읽고, 맨 뒤의 작가의 말을 읽고나니, 첫부분만 읽었을때보다는 괜찮다.
하지만 1,2편을 보지 않고, 3편부터 봤다면, 앞부분 읽다가 책을 덮었을지도 모르겠다.
작가가 너무 의도적으로 독자의 공간을 남기지 않고 글을 쓴 것일까?
번역자가 딱딱하게 번역을 한 것일까?
1편의 원서를 봐보고 싶다는 생각에 원서를 구매했다.
원서를 읽을때의 느낌은 어떠할지 궁금하다.
와일드 로봇 3편만을 보고 재미있다고 느끼는 분이 있다면, 꼭 1편을 읽어보길 바란다.
훨~씬~~~ 더 재미있을테니까 말이다.
'문화 >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린 소녀의 성장과 함께 인종차별을 다룬 '앵무새 죽이기' (2) | 2024.12.04 |
---|---|
묵직한 '흐르는 강물처럼' (0) | 2024.10.31 |
의외로 웃긴 책 <상위 1%의 비밀은 공부정서에 있습니다> (0) | 2024.08.25 |
아름다운 책-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0) | 2024.08.12 |
건강에 관심 있는 나에게 꼭 필요한 책 <건강과 치유의 비밀> (0) | 2024.0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