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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책

와일드 로봇 1편과 3편

by jutalk 2024. 9. 2.

4년쯤 전, 마음에 콕 박힌 책을 고르라고 하면 <와일드 로봇> 이었다.

간결한 문장, 군더더기 없는 표현.

그러면서도 깊이 있는 내용, 전해지는 따뜻한 마음.

굳이 글로 한 글자 한 글자 드러내놓고 쓰지 않아도 은연중에 알게되는 작가의 의도.

마음에 쏙 든 책이라 아들에게도 추천하고, 지인들에게도 종종 이야기하곤 했던 책이다.

 

그러고나서 2편인 와일드 로봇의 탈출을 읽었다.

영화도 그렇고 책도 그렇군. 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내용이었다.

1편이 더 재미있었다.

2편이 나쁘진 않았지만 1편만큼의 감동은 아니었다.

 

한 달쯤 전, 와일드 로봇 3편이 나왔다는 소식에 책을 읽기도 전부터 마음이 설레었다.

게다가 10월 즈음엔 영화로도 개봉한다고 하니, 그 전에 3편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드디어 3편이 나에게 왔다.

제목은 <와일드 로봇의 보호>

 

3편이 나오다니.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그런데 책장을 십여장 넘기고 나서 내가 아들에게 한 말.

"같은 작가가 쓴 책 맞아?"

 

아들도 내 의견에 동의했다.

1,2편에 반해 3편의 재미는 훨씬 덜하다는 것이다.

 

작가의 이름을 다시 봤다.

피터 브라운

맞는데...

 

그래서 십여장을 더 읽었다.

하지만 느낌이 좋지 않다.

너무 직설적이다.

문맥이 매끄럽지 않다.

의도적으로 무언가를 가르쳐주려고 한다.

"여러분, 우리의 로봇은..." 이라는 표현이 너무 자주 나온다.

번역이 이상한가?

 

3편의 번역을 누가했는지 찾아봤다.

<이정희> 님이다.

그 동안 번역한 책이 어떤 책인지 봤더니, 주로 과학, 정보 관련 책이다.

 

1,2편을 번역한 분은 <엄혜숙> 님이다.

이 분은 동화책을 쓰시고, 어린이 책이나 소설책을 번역한 분이다.

 

책을 끝까지 다 읽고, 맨 뒤의 작가의 말을 읽고나니, 첫부분만 읽었을때보다는 괜찮다.

하지만 1,2편을 보지 않고, 3편부터 봤다면, 앞부분 읽다가 책을 덮었을지도 모르겠다.

작가가 너무 의도적으로 독자의 공간을 남기지 않고 글을 쓴 것일까?

번역자가 딱딱하게 번역을 한 것일까?

 

1편의 원서를 봐보고 싶다는 생각에 원서를 구매했다.

원서를 읽을때의 느낌은 어떠할지 궁금하다.

 

와일드 로봇 3편만을 보고 재미있다고 느끼는 분이 있다면, 꼭 1편을 읽어보길 바란다.

훨~씬~~~ 더 재미있을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