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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책

나를 찾아가는 길,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by jutalk 2024. 8. 3.

중학교 2학년 즈음에 읽었던 데미안을 다시 잡아 보았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내 아이가 중학생이다.

내가 중학생 때 읽었던 데미안은 글자 구성이 새로였던 것 같다. (그때 읽었던 죄와 벌, 주홍글씨, 안나카레리나 등 모두 세로 구성이었던 기억이~)
예전 책들은 사라진지 오래다.

민음사에서 세계문학전집으로 펴낸 데미안을 구입했다.
그런데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어느 날 비에 쫄딱 젖어 책도 너덜너덜해지고 말았다.
왠지 오래 된 느낌이다.

나의 독서 지능이 뛰어나지 않아 데미안에 대한 내 생각을 펼치기는 어렵다.
그저 이 책에서 마음에 드는 문구를 필사할 뿐.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 122p

우연에 의해 특이한 도피처를 찾아냈다. 그러나 그런 우연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무언가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을 찾아내면, 그것은 그에게 주어진 우연이 아니라 그 자신이, 그 자신의 욕구와 필요가 그를 그것으로 인도한 것이다. 130p

영혼의 본질은 영원이며, 그 본질을 우리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 본질은 대개 우리가 사랑의 힘과 창조력으로 느낄 수 있도록 주어진다. 140p

"우리가 어떤 사람을 미워한다면 우리는 그의 모습에서 바로 우리 자신 속에 들어앉아 있는 무언가를 보고 미워하는 거지. 우리 자신 속에 있지 않은 것, 그건 우리를 자극하지 않아." 149p

그녀의 시선은 성취였다. 그 인사가 뜻하는 것은 귀향이었다. 나는 감미로운 포도주인 듯, 그 목소리를 들이켰다.
185p

"그건 늘 어려워요, 태어나는 것은요. 아시죠,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애를 쓰지요. 돌이켜 생각해 보세요. 그 길이 그렇게 어렵기만 했나요? 아름답지는 않았나요?
자신의 꿈을 찾아야 해요. 그러면 그 길이 쉬워지지요. 그러나 영원히 지속되는 꿈은 없어요. 어느 꿈이든 새 꿈으로 교체되지요. 그러니 어느 꿈에도 집착하면 안 돼요.” 188p


어린이가 성인이 되며 자신을 찾아가는 모습을 그린 책, 데미안
내 아들도 자신을 찾아가는 길 위에 있겠지.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잘 찾아가길.
데미안이나 피스토리우스처럼 도와주고 안내해주는 누군가도 만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