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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잡학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해

by jutalk 2025. 1. 15.

2024년 1월 14일 화요일 오전 8시 15분.

겨울방학 학교 방과후 아침배구반 수업에 참여하러 자전거를 타고 간 아들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집에서 출발한지 10분이 지나지 않은 시각이었다.

전화벨이 울리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이 시간에 전화를 했다면, 자전거 타고 가는 길에 사고가 난 것이리라.

 

"엄마, 자전거 타고 가다가 넘어졌어."

"다쳤어? 아픈 데 있어?"

"어... 괜찮은 것 같은데."

"손목이나 어깨 돌려봐. 다리도 움직여보고."

"어... 위에는 괜찮은데 무릎이 아프네."

 

전화기 너머로 누군가가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괜찮니? 걸어갈 수 있겠니?

옆에 있던 누군가가 이렇게 묻는 걸 보니, 크게 넘어졌나보다.

 

"자전거 끌고 집까지 걸어올 수 있겠어?"

"그건 할 수 있겠는데, 그럼 배구 수업은 어떻게 해?"

"무릎 아픈데 배구하러 갈 수 없지. 집으로 천천히 오렴."

 

평소에도 자전거 속도가 빠르다 싶었다.

커브를 돌다가 미끌어져서 넘어졌는데 빠른 속도로 넘어져서 충격이 컷겠다 싶었다.

무릎이 까졌을까 걱정이었는데, 피나고 까진 곳은 없었다.

왼쪽 무릎이 부어 올랐다. 

무릎을 펴고 있을때는 괜찮은데 일정 각도로 구부리면 무릎에 통증이 있다고 했다.

20분 냉팩을 했다.

2시간 뒤 또 20분 냉팩을 했다.

변기에서 일어서는데 무릎에 통증이 강하게 느껴진다고 하니, 병원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형외과를 가야할까?

한의원을 가야할까?

정형외과에서 엑스레이를 여러번 찍어본 내 경험상으로는, 뼈에 금이가지 않은 이상 별 거 안나오더라.

마침 오늘 한의원을 가려고 했는데, 아들도 같이 가게 되었다.

 

한의사는 단번에 두 곳을 만져보며, 이 중에 어디가 아프냐 물었다. (두 곳 중 한 군데는 손만대도 자지러지더군)

이 곳에 타박상을 강하게 입으면, 안쪽에 염증이 생기거나, 아랫부분 연골이 찢어지는 경우가 있단다.

타박상만 입은 경우 2~3일 정도 냉찜질하면 자연히 좋아진단다.

3일 정도 뒤에도 움직일 때 아프면, 연골이 찢어졌을 수 있으니 검사를 받아봐야한단다.

타박상이든, 염증이든, 연골 찢김이든간에 사혈을 하고 침을 맞으면 회복에 도움이 된단다.

오늘 치료를 받은 뒤에 2~3일 지났는데도 아프면 한 번 더 치료 받으러 와도 되고, 통증이 없으면 안와도 된단다.

그래서 침과 사혈 치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2~3시간 간격으로 20여분의 냉찜질을 하고 있는 중인 아들.

아침 배구, 저녁 줄넘기 특강, 피아노 학원은 모두 제끼고 집안에서 즐기며 요양중인 아들.

본인도 나름대로 긴장 했었는지, 한의원을 다녀온 후 저녁엔 배가 아프다고 한 아들.

무릎을 다쳐서 앞으로 계속 무릎이 아프고 안좋은건지 묻는 아들.

 

자전거 사고가 난지 하루하고도 반나절이 지났다.

집에서 평지를 가끔 걸어다니는데 통증은 없다고 한다. (주로 앉아서 뭘 하는 편)

붓기도 다 빠졌다.

다행히 뼈, 연골에 이상은 없어보인다.

 

그래.

초심을 잃지 않아야한다.

무릎보호대를 했다면 이렇게 심하게 타박상을 입진 않았을텐데 말이다.

아이가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는 핼멧에 손목보호대, 팔꿈지 무릎 보호대를 하는데 말이다.

점점 속도가 빨라지고 익숙해지면 우리는 보호대를 떼 버린다.

속도가 빨리진 때부터가 더 위험한데도 말이다.

 

초심을 잃지 말자.

 

어제 저녁

이런 뉴스가 있었다.

 

그러고보니 집으로 오다가 자전거 브레이크를 잡아봤는데 바닥이 얼어있어서 브레이크가 안잡힌다 했었다.

블랙아이스에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무릎을 바닥에 세게 부닥쳤나보다.

블랙아이스 사고가 멀리 있는 게 아니었네.

아들의 무릎이 별 탈 없이 온전해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