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건강을 위한 미술심리치유 '나를 만나다'
두 번째 시간을 가졌다.
프로그램 정원은 10명인데, 이번 시간에는 8명이 참석했다.
프로그램 접수를 했을 때 10명이면 숫자가 꽤 적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경험해보니 10명도 많은 숫자 같다.
미술심리치유.
미술을 사용해 무엇인가를 표현하고, 표현하며 생각하거나 느낀 것, 표현된 것을 보며 생각하거나 느낀 것 등을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나를 알아가는 시간.
오늘은 털실과 물감을 활용한 데칼코마니 작품을 만들고 함께 나누는 시간이었다.
선생님께서는 재료를 사용해 무엇을 표현하든 좋다고 하셨다.
현재 나의 감정, 생각나는 것 무엇이든 말이다.
첫번째 만들어진 작품이다.
마음에 안정감을 주는 초록잎이 풍성한 나무를 표현하고 싶어, 실에 초록색 물감을 적신 후 데칼코마니로 뽑아냈더니, 내가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뭉그러진 동그라미가 나왔다.
어, 이게 아닌데~
그렇다면 바람에 일렁이는 푸릇푸릇한 잔디를 표현해보려 했으나, 역시 내가 상상한 풀들은 표현되지 않았다.
아, 이것도 아닌데~
매일 아침 먹는 붉은 사과 열매를 표현해야지 싶었지만, 또다시 이게 아닌데~가 되었다.
싱그러운 나무와 맛있는 열매, 인생은 그런거지, 더울 땐 나무 그늘이 되어주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과실도 맺어주면 더 좋지.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만들어본 작품인데, 이상과 현실의 간격을 채울 수 없었달까.
요즘 나의 생활 방식 중에 하나가, 대충하자~ 정확하지 않아도 괜찮다~이다.
몇 십년 동안 바른 생활, 규칙적인 생활, 정확한 생활을 하다보니 지친 내 몸과 마음을 위해, '대충해도 괜찮다'를 주입하는 중이다.
그래서 두 번째 작품도 대충했다.
색깔이 예뻐서 선택한 두 가지 색을 대충 바르고, 앞부분에 물감을 많이 묻혀 놓고 문지른거다.
이렇게 하면 눌린 물감들이 대충 퍼져나가며 서로 섞이기도 하고, 앞으로 나아가기도 하겠지, 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생각보다 섞이지도 않고, 잘 퍼져나가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냥 뒀다.
내가 원하는만큼, 내가 의도하는것만큼, 타인과 내가 잘 어우러지지 않을수도 있는거니까.
내가 열심히해도 성과가 잘 안날 수도 있는거니까.
그래도 조금은 섞이고 조금은 나아갔으니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대충 살자.
작품을 만든 후, 내 작품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런 게 집단상담이구나.
집단상담에서는 이끌어가는 전문가가 중요하구나.
전문가가 하는 이야기가 분위기를 형성하는구나.
전문가가 던지는 질문이 생각에 방향과 깊이를 주는구나.
참여자가 결정한 오픈 정도가 집단의 효용성을 키우는구나.
타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 자신을 되돌아보거나 또다른 궁금증이 생겨나는구나.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내가 내 자신에 대해 더 들여다볼 수 있게 되는구나.
다음 시간엔 어떤 작품이 생겨날지.
나는 그 작품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게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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