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길다.
이 책은 논픽션 작가인 '하미나'가 여성 우울증에 대해 기록한 책이다.
우울증이면 우울증이지, 여성 우울증이라고 하니 아이러니다.
우울증에 걸린 남성은 없단 말인가?
병은 남녀를 가리지 않는데, 우울증을 질병으로 인지하지 않았다는 말일 것이다.
그저 한가한 여자들의 투정으로 여겼을 뿐.
이 책은 독자가 경험하고 생각한 것에 따라 다가오는 깊이가 다르다.
모든 책이 그러하겠지만 특히나 이 책은 더욱 그러하다.
우울증을 깊이 앓았거나 앓고 있다면 훨씬 더 도움이 되고 힐링이 되는 책일 것이다.
그 동안 열심히 살아오다가 살짝 우울해진 나에게는 큰 감동을 준 책은 아니다.
다만 생각할거리를 던져주었을 뿐이다.
이 부분을 읽는데 헉했다.
나도!
나도 꽤나 많이 가지고 있는 부분이다.
내면적 우울감에 비해 표정이 밝고 과도한 사회적 미소.
요즘엔 아주 아주 오랜만에 (대학교 졸업 이후 거의 처음으로) 휴식 중이다.
직장을 쉬면서 시간적 여유가 생기니, 밝고 과도한 사회적 미소가 줄어들었다.
생각해보니 그렇다.
일하며 돈을 벌고, 아이를 돌보고 키우고, 집안을 가꾸고 유지시키며 살아온 날들.
할 게 너무 많아 나 자신을 돌보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우울감이 생겨났다.
어라?
여기도 내가 있네?
착한 딸.
바로 나다.
착한 딸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하겠지만, 휴직을 하고 나를 돌보며 내가 착한 딸로 살아오다가 마음이 힘들어졌음을 알게 되었다.
깨닫다니 참 대견하다.
그래서 지금은 착한 딸보다는 적절히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중이다.
그런데 참 신기하다.
착한 딸은 누가 강요하는 것도 아닌데, 나는 충실히 그 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사랑이란?
서로 성장하는 것.
여기도 나다.
너무나 열심히 살아온 나.
나에게 하는 말이다.
바쁜 삶은 돌봄에 가장 방해가 된다.
무쓸모.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고마운 것인데 말이다.
안전하다라고 느낀 후 나의 고통을 언어화해서 발화하면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나 보다.
말하지 않고 내 안에 눌러놓는 것이 병이 된다.
이처럼 이 책은 나의 경험과 생각에 따라 다가오는 부분과 정도가 다르다.
그런데 별로 재미는 없다.
재밌으려고 읽는 책은 아니니까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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