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먹는 중이었다.
밥이 아닌 미역국에 집중하는 아들에게 물었다.
"뭐 해?"
"아~ 기름을 한 데 모으고 있어요."
내 수준에서 생각되는 부모의 선택
1. 그래? 잘 되?
2. 그걸 왜 하는거야?
3. 그런 걸 왜 하는거냐~
나의 선택
"잘 모여?"
"처음엔 잘 되었는데, 어느 정도 커지니까 모양이 잘 안잡혀요."
"그래? 신기하다."
"더 크게 만들려고 하면 모양이 흐트러지거나 나눠지려고 해요."
"얼만큼 크게 되었는데?"
미역국 건더기는 다 먹고 국물만 남았군~
소고기 양지머리 400그램으로 끓인 미역국인데, 생각보다 기름이 많군~
젓가락으로 기름을 모아 원을 만들었군~
아들이 말했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해야 할 게 밀려있는데. 그런데 얼만큼 크게 만들 수 있는지 궁금해요."
"생각보다 큰데?"
"맛은 어떨까 궁금하네. 먹어봐야지."
"어때?"
"맛은 별로네요. 너무 많은 분자가 모이면 쪼개지려는 힘이 작용하나봐요."
아이들은 알아서 잘 자란다.
적절한 질문, 방향 제시, 조언은 필요하다.
억지로 끌고가는 것보다는 내버려두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아들이 기름실험(?)을 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회(인간)는 단합과 분열을 반복한다.
유기체를 효율적으로 유지하는 적절한 크기가 있다.
엔트로피를 유지하려면 힘이 든다.
미역국은 역시 소고기미역국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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