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동안 보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던 영화 콘클라베.
그 사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으로 인해 이틀 뒤인 5월 7일부터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콘클라베'가 열린다.
이번에도 미루면 영화 상영이 종료되어 후회가 남을 것 같아, 가족을 이끌고 메가박스로 향했다.
남편과 아들은 나에게 몇 차례 물었다.
콘클라베가 뭐야?
무슨 영화야?
누가 나와?
줄거리가 뭐야?
실화야?
나의 대답은
"나도 몰라."
자세히 알아보고 선택한 영화는 아니다.
그냥 보고 싶었다.
영화가 끝나고 가족 모두 말했다.
"또 보고 싶다."
콘클라베는 로버트 헤리스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콘클라베는 카톨릭의 수장인 교황을 선출하는 선거를 뜻한다.
영화 콘클라베는 시작부터 끝까지 영화음악이 찰떡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긴장감을 더해주는 음악.
분위기를 전환시켜주는 음악.
깊이를 더해주는 음악.
영화에서 음악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다.
등장인물들의 연기도 압도적이다.
눈빛, 표정 하나하나가 더해저 이 영화가 된다.
음악, 연기, 구성이 모두 좋다.
로렌스 추기경.
콘클라베를 진행해나가는 역활로 인간의 의지와 신념, 권력과 권위에 대한 저항과 노력, 그리고 나약함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권력을 향해 나아갈 때, 기도문을 읊으며 천장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벽화를 바라보는 모습이 생생하다.
어떤 인간이 권력 앞에 한치의 흔들림도 없을 수 있겠는가.
벨리니 추기경.
교회를 위한 선택인가, 나를 위한 선택인가.
교회를 위한 개혁인가, 나를 위한 수단인가.
선함 속에 숨겨진 욕심인가, 욕심을 딛고 다시 일어나는 선함인가.
벨리니의 말과 행동을 통해서도 인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트랑블레 추기경.
중재자인가, 비열한 인간인가.
발전을 위한 공개인가, 개인의 욕구 실현을 위한 뒷담화인가.
정치계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아 잘 먹고 잘 살 것 같은 인간의 모습이다.
아데예미 추기경.
순간의 실수인가, 권력을 휘두른 것인가.
지은 죄를 고해성사하고 회계하면 되는 것인가.
내가 나 자신을 용서하면 되는 것인가.
나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베니테즈 추기경.
여성인가 남성인가.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확신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확신하며, 확신대로 되지 않았을 때 어떤 기분이 드는가.
야네스 수녀.
많은 비밀을 알고 있지만 입이 무거운 사람.
많은 비밀을 간직하며 발설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
필요한 순간임을 스스로 판단하여 나설 수 있는 사람.
영화 '콘클라베'는 교황의 갑작스러운 서거로 시작된다.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진행되며 펼쳐지는 인간의 나약함과 강함, 악함과 선함에 대한 이야기.
나에게는 아주 신선하고 다양한 생각할거리가 풍부한 영화였다.
또 보고 싶은 영화다.
영화보러 가기 전에, 배우가 맡은 등장인물의 이름을 알고 갔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살짝 헤깔리더라.
나이가 들어서인지, 머리가 굳어서인지, 인물의 이름과 얼굴이 얼른 매치가 안되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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