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에서 책을 주문했더니 덤으로 보내준 habit tracker 한 묶음.
이걸 어디다 쓰나 싶어 책꽃이에 두었는데 이제야 쓸모를 찾았다.
그 동안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찾아온 잠깐의 쉼, 6개월.
사이사이 가야할 곳도 해야할 일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매일 출근하는 것만하겠나.
하염없이 늘어지며 바닥으로 꺼지면 너무나 아까운 6개월이 될 것 같아 간단한 다짐을 해 보았다.
2025년 3월
- 책 읽기 월 2권 이상
매일 출근하던 때도 짬을 내어 적어도 1권은 읽었으니, 월 2권 거뜬하겠지?
- 쓰기 주 3회 이상
지금도 쓰는 중
읽기든 쓰기든 꾸준히 하는 것 자체가 힐링이다.
- 운동 주 4회 이상
매일 출근하던 때는 운동할 시간이 없어 밤에 운동을 하고 잠을 잤다.
운동을 안 하면 그마저도 겨우 붙어있던 근육이 더 줄어들까봐 잠을 줄여가며 운동을 했다.
밤 10시, 어디서 운동을 하나.
왔다 갔다 시간도 없고, 그럴만한 체력도 없다.
30분 정도 스트레칭인지 근력운동인지 애매모호한 운동을 했다.
이제 낮에도 시간이 있다.
계획상으로는 주 2~3회 수영장 초급 강습을 받고, 주1회 소마틱스 운동을 하고(알렉산더 테크닉이나 펠든 크라이스), 주1~2회 슬로우조깅을 하는 것이다.
물론 집에서 스트레칭하고 간단히 중둔근을 키우는 운동 정도는 당연한거다.
문제는 발목, 종아리, 무릎, 고관절 등의 통증이다.
적절히 통증도 컨트롤하면서 체력을 키워보자.
- 12시 전에 잠자기 : 월 4회 이하로 실패하기
매일 출근하던 시절, 아들이 태어나고 아토피가 쳐온 때부터 (생후 100일) 밤 잠을 푹 잔 적이 없다.
아들이 만 2세가 될 때까지 자면서 가려워 긁는 아들을 돌보느라 1시간씩 쪽잠을 잤다.
그게 습관이 되었는지 수면 패턴이 좋지 않다.
주로 새벽 1~2시에 잠을 자기 시작하고 아침 6시 30분 정도에 일어났다.
낮잠도 자지 않는 나.
아침에 일어나서 밥 차리고 출근 준비에,
출근해서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일 하다가,
퇴근해서 종종거리며 집에 와서 저녁 준비에 집안일에 아들 공부 조언에,
밤 10시 정도 되면 그래도 글자를 좀 읽어야지, 그래도 운동을 좀 해야지 하는 생각에 뭐좀 하다보면 12시를 훌쩍 넘기게 된다.
10년 넘게 이 생활을 반복하니 전반적으로 건강이 나빠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번 6개월의 황금 시기에 가장 먼저 결심한 것이 12시 전에 잠자기이다.
수면 패턴이 잡히면 다른 것들도 더불어 좋아지리라 생각된다.
- 공연이나 전시, 풍경보기 월 2회 이상
매일 규칙적으로 과로하기가 내 생활이었다.
미술관이나 음악회, 영화관도 거의 간 적이없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콘서트도 뮤지컬도 오페라도 영화관도 종종 다녔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계획표에 넣었다.
공연을 보든 전시회를 관람하든 자연 풍경을 보러 어딘가로 향하든, 월 2회 이상은 하자.
- 영어 주 3회 이상
영어 공부 손 놓은지 한참 되었다.
몇 년 뒤(내 다리가 덜 아파지면)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하는 꿈을 꾸며 주 3회 이상 ebs 라디오 영어를 공부해보려 한다.
본문을 외우는것까지 바라지는 않고, 라디오를 들으며 간간히 따라해보자.
왠지 치매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 악기 주 3회 이상
결혼 전에 잠깐 배웠던 플룻을 다시 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악기를 구매해야한다.
초등학교 다닐 때 배웠던 피아노를 다시 해 볼까?
그래!
악보를 보며 손가락을 움직이는 피아노도 왠지 치매예방과 관련이 있을 것 같은 기분~
마침 집에 전자피아노도 있다.
그래서 피아노 주 3회를 등록했다.
3월의 계획
아마 4월, 5월도 같은 계획일 것 같다.
3월 마지막 날, 계획한 것을 잘 실천했길 바라며.
햇빛이 내리쬐는 오전에 출근해서 일 하지 않고, 이 글을 쓰고 있다는 게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