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잡학

마음 건강을 위한 선택, 미술심리치유

jutalk 2025. 1. 8. 15:33

'긴 병에 효자 없다'

라는 말이 있다.

'긴 고통에 건강한 정신 없다'

 

그렇다.

오랜 시간의 통증으로 내 정신은 메말라가는 중이다.

무릎 통증부터 생각해보면, 12년 전 아들이 내 무릎 위에서 점프한 뒤부터다.

무릎 통증은 그럭저럭, 약간 불편한 정도.

허리 통증부터 생각해보면, 10년 전 교통사고 뒤부터다.

이건 심각하지.

허리 굽혀 세수를 할 수 없으니 말이다.

종아리 통증으로 생각해보면, 하지정맥류 수술을 권고받은지 10년 정도 되었나보다.

이거야 뭐, 허리 통증에 비하면 그저 조금 불편한 정도일 뿐이었는데, 지금은 생활에 심한 지장을 주는 미묘한 통증 중에 하나다.

발목 통증으로 생각해보면, 3년 전 작은 발목 부상 부터다.

그런데 이 때 치료를 잘 받았어야했나보다.

시간 지나면 더 나아지겠지~... 잘못된 생각이다.

어깨도 목도...

 

안아픈 곳이 어디냐!!!

 

통증으로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보면 인간의 정신 세계가 점점 피폐해진다.

나름 강인한 의지력을 지녔다 생각해왔는데, 요즘들어 그것도 다 오만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통증이 끊이지 않는 나에겐 우울감이 높아진다.

 

그래서 경각심을 가지고 나의 마음을 돌아볼 수 있는 뭔가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선택한 미술심리치유프로그램 <나를 만나다>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양천구의 '건강힐링센터'에서 진행된다.

오늘이 첫 수업시간이었다.

볼펜하나 달랑 들고 찾가간 수업.

롤링페이퍼를 통해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흰 종이에 각자의 이름을 쓰고, 종이를 돌려가며 상대방에게 하고 싶은 질문을 썼다.

한 바퀴 돈 종이가 내 앞에 다시 놓였다.

'어떤 질문이 있나?'

'이 질문에 뭐라고 답하지?'

라고 생각하는 순간, 초점은 <질문>에 맞춰졌다.

 

'마음에 드는 질문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왜 했을까? 생각되는 질문은 어떤 것인가?'

'질문 중에 답하고 싶은 질문은 무엇인가?'

'나는 상대에게 어떤 질문을 했는가?'

'나는 내가 궁금한 것을 물었는가? 상대와의 관계가 발전될 질문을 했는가?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 질문을 했는가?'

 

돌아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많은 질문 중에 본인이 답하고 싶은 질문 두어가지만 골라서 답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하트가 인상적입니다. 자신을 사랑한다고 느낄 때가 언제인지 궁금합니다."

"표정이 밝아보이세요. 취미가 어떤 게 있을까요? 취미가 같으면 저도 함께 하고 싶네요."

 

두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은

지금까지 너무나도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착하고 바르게 살아왔고, 해야 할 일을 스케쥴에 맞춰 해왔다.

몸의 이곳저곳이 고장이 나다보니, 나를 돌보지 않고 의무적인 것에 매몰되어 살아왔던 내가 안쓰럽기도 하고, 채워지지 않은 느낌이다.

내가 언제 행복하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내가 잘 하는 것은 무엇인지 찾고 싶어서 이 강의를 선택하게 되었다.

앞으로 위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길 원한다.

 

오늘 처음 만난 사람들.

생각보다 깊었던 이야기들.

오랜 세월 알아왔던 사람이 꼭 나를 잘 알고, 내가 마음 터놓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하는 건 아니구나.

 

짧았던 첫 시간을 마무리하고, 벌써부터 다음주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