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책

죽이고 싶은 아이

jutalk 2024. 6. 1. 11:52

이꽃님 작가의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를 읽으며 많이 울었다.
그래서인지 이 작가의 다른 책도 보고 싶었다.
<죽이고 싶은 아이>
제목에서부터 강렬함이 느껴진다.

가독성이 좋다.
한 번 잡으면 한 자리에서 끝내는 책이다.
읽다 멈추기가 어렵다.
그만큼 글의 구성이 탄탄하고 분량도 길지 않다.

초등학생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초등학생이 생각할만한 거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나이 때는 더 아름답고 행복한 것만 생각하는 게 좋다.

아들도 순식간에 뚝딱 읽었다.
제목이 흥미로웠는지 읽으란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이 책을 읽고 아들이 어떤 생각을 했는지 이야기도 나눠보았다.
(아들과 나는 같은 책을 읽고 종종 의견을 나눈다.)

<죽이고 싶은 아이>에 대한 나의 관점은 결핍이다.
사람은 누구든 결핍을 경험한다.
결핍을 이겨내며 한단계 성장해나가는 게 인간 아닐까?
하지만 큰 결핍은 좌절을 안겨준다.
작은 결핍들이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게임도 작은 성취가 모여 있기에 빠져 드는 것이고, 공부도 작은 단계로 쪼개서 하는 게 효율적이다.)

경제적인 결핍을 가지고 있는 아이.
죽게 되었다.
이 아이는 모욕감을 감당하며 자랐고 타인의 마음을 잘 읽으며 이를 이용해 돈을 채운다.

심리적인 결핍을 가지고 있는 아이.
누명을 쓴다.
아이는 경제적인 풍요함을 이용해 마음을 채우려한다.
하지만 배려, 인정, 마음 살핌과 같은 경험이 부족하므로, 이를 상대방에게 행할 수 없다.
즉 서로 간의 깊은 관계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도덕적인 결핍을 가지고 있는 아이.
증인으로 법정에 서서 거짓말을 한다.
이 아이 엄마는 쓸데없는 말 하지 말라며 아이의 도덕적 판단력을 흐려 놓는다.

세 아이 중 누가 가장 무서운가?
나는 도덕성이 결핍된 아이가 가장 무섭다.

그렇다면 나는 위 세가지 중 무엇이 가장 결핍된 상태로성장했을까?
인정과 사랑과 도덕심이 넘치던 우리집에는상대적으로 경제적인 결핍이 있었다.
남편은 심리적인 결핍이 상대적으로 많아 보인다.
그래서 인정받고 싶고 잘 했다는 말을 듣고 싶은 마음이 큰가 보다.
아들은 어떤 부분에 결핍이 있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고 한다.
그나마 심리적인 부분(인정)을 북돋워주면 더 좋겠다는 의견이다.

아들이 책을 덮으며 생각난 말은 단 하나, ‘뜨아아’ 란다.
왜?
평소 당연시하던 생각과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이란다.
- 증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에서 증인은 너무나 자연스레 거짓말을 했다.
- 사람을 이용하지 않고 친구 사이에 지켜야 할 신의가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피해자가 피고를 사용했다.
(배신, 이용, 사용, 사기 중에 가장 적절한 표현은 사용이라는 아들의 의견)
그래서 중1이 생각한 적절한 단어는 ‘뜨아아’였다.

다른 사람들은 이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할까?
읽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관점을 가질 수 있는 책이기에 베스트셀러가 되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