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물리학자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김상욱 물리학자는 tvn 토크쇼 알쓸별잡을 통해 알게 되었다.
양자역학에 대해 어찌나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말씀해주시던지, 유투브를 통해 김상욱 물리학자의 다른 영상도 찾아보게 되었다.
김상욱 교수님의 책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또한 왠지 재미있을 것 같아 펼친 책이다.
그런데!!!
기대했던 것보다 더~ 재미있다!!!
책을 읽고난 후 흥미로웠던 부분을 아들에게 이야기했더니, 그 부분을 제대로 이해한 것 같다는 칭찬도 받았다.
내가 봐도 과학 분야의 지식은 아들이 나보다 낫다.
시간이 지나 더 잊어버리기 전에 이 책을 통해 알게된 것, 새로운 점을 남기고 싶다.
첫째, 책 제목이 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일까?
책을 집어들며 윤동주의 시가 떠오르는 건 자연스러운거다.
작가에게 하늘은 우주와 법칙, 바람은 시간과 공간, 별은 물질과 에너지로 다가왔다고 한다.
거기에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을 더해, 물리를 통해 모든 것을 이해하고 싶었다고 한다.
작가가 얼마나 물리학을 사랑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둘째, 우주는 시간, 공간, 물질로 구분된다.
인간도 물질 중의 하나이다. 인간이 만들어놓은 것들도 물질이다.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입자, 원자는 같은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생명이 탄생하다니
그것도 모든(지구상의) 생명의 기본 원자는 탄소, 수소, 산소라니.
나무는 탄소를 먹고 산소를 버리고
인간은 산소를 먹고 탄소를 버리다니.
탄소를 이리 저리 배합한 것이 인간이라니.
하지만 인간을 구성하는 수많은 분자들을 모두 분해해서 늘어놓는다고해서 생명을 다 이해할 수는 없는 일이다.
생명은 그것을 이루는 개별 요소들의 집합이 아니라 서로 간에 긴밀하게 연결된 관계에서 온다.
그래서 인간사회의 관계와 소통이 이리 중요한지도 모르겠다.
셋째, 죽음을 바라보는 물리학자의 시선 또한 흥미롭다.
생명은 우주에서 가장 흔한 탄소, 산소, 수소로 이루어져있지만, 우주는 죽음으로 가득차있다.
우리가 당연스레 받아들이는 생명은 지구상이 존재한다. (아직 우주에서 생명체를 찾지 못했으니)
우주 전체로 보면 생명이 오히려 부자연스럽고 죽음이 자연스럽다.
우리는 죽음이라는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잠시 생명이라는 불안정한 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죽음을 통해 다시 우주의 흔한 탄소, 산소, 수소가 되어 공기중을 돌아가니거나, 바다가 되거나, 나무나 개미가 된다.
우리는 죽음 이후에도 무엇인가가 되는 것이다.
죽음 전에 무엇인가를 남기는 것도 좋겠다.
유전자를 남기든 (자식을 낳아) 이름을 남기든 (유명해져야 가능하겠군)
넷째, 신을 바라보는 상상력도 재미있다.
신을 인간이 모여 살아가기 위해 만든 인과율에 따른 개념으로 본 것이다.
집단 생활과 농경 작업으로 잉여생산물을 분배하며 신분이 생겨났고
하늘을 관찰하며 천문학이 중요해졌으며
하늘의 법칙을 인간에게 적용하려는 시도로 점성술과 주술이 등장했다.
점성술과 주술이 항상 제대로 작동하진 않았으니,
인간의 불신으로 불성실로 불복종으로 노한 무엇인가가
인간보다 강한 의지를 지녔고 결정권을 가진 무엇인가가
인간의 행동을 보며 슬퍼하거나 기뻐할 무엇인가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또한 폭력이 난무하던 시기를 지나 인간 내면을 탐구하면서
중국의 유교든 인도의 불교든 이스라엘의 유일신교든, 공감과 자비가 중요한 덕목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단순히 과학 책이라기 보다는
과학을 바탕으로 인간과 관련된 다양한 것들을 쉽게 풀어준 글이라하겠다.
몇 달 전
김상욱 물리학자의 특강이 있었는데
선착순 마감이라 강의에 참석하지 못한 적이 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빠른 클릭으로 현장에서 강의를 듣는 영광을 누리리라.